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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 Humbled 3 - 팽팽한 대결!! 본문

타이멘 낚시 여행/낚시이야기

Be Humbled 3 - 팽팽한 대결!!

flycaster 2022. 10. 5. 10:40

shishged tengis에서의 둘째날 아침이 밝았다.

여전히 잠 못드는 텡기스의 밤이었다.

 

속도 편하지 않아 수프로 아침을 대신하고

바쁘게 태클을 셋팅하였다.

 

두팀으로 나누어서

BS,WJ가 가이드노르와 한팀이 되고

나와YD가 한팀이 되었다.

 

아래 멀어져가는 BS팀과 손인사를 하고 보트에 올랐다.

오늘의 대박을기원

강가에서 TL에서 온 가이드와 간단한 인사를 하고 엔진 시동걸었다.

그 소리는 마치 여기까지 우리를 오게한 맹수의 포효와 같았다.  

가이드 이름 기억이 나지 않는다 ... 순박하고 좋아 보이는 젊은 친구였다.

몇번의 경험으로 알게된 이 지역 가이드의 특징은 눈으로 확인하고 나름 스텔스 접근해서 공략하는 것이다

 

내가 생각하는 가이드가 해야하는 가장 중요한 임무는 다음과 같다.

그들의 능력을 폄하하고자 하는 의도는 전혀 없다는 것을 미리 밝혀둔다

단 방문하는 앵글러들이 정확이 이해하고 접근 한다면 기회가 더 많아진다고 믿을뿐이다.

 

1. 어디에 타이멘이 있는지 눈으로 확인하고 조심해서 접근하기

2. 상황의 변동에 따른 타이멘이 어디에 있는지

3. 안전하게 보트를 조정하는 일

 

주로 나오는 스팟에서 소식이 없는 경우 가이드에게 해결 능력이 있을까?

2번째 임무를 수행하는 경우는 거의 보지 못했다.

에깅골캠프의 가이드였던 오직 그 강에서 수십년을 낚시를 하면서 구석구석을 알고 있던 바투쿠를 제외하면

 

그렇다면 시시각각 변신하는 강의 모습을 보고 해야만 하는 고민은 앵글러의 몫이다.

검증된 플라이훅으로 교환하고  

그 플라이가 캐스터블한지 고민하고 만드는 것 또한 플라이꾼의 숙명이다.

 

오래 전부터 나는 몽골 현지 가이드에게 어떤 플라이가 좋은지 물어보지 않는다.

그들은 플라이 낚시꾼이 아니고 타잉이라게 어떤 과정을 거치는지 그 훅으로 캐스팅도 안해본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들에게 좋은 훅의 기준 중 최 우선 순위는 그냥 빅사이즈다.

그것을 선택하든지 아님 본인의 경험과 철학을 대변하는 훅을 운용하든지 결정은 앵글러의 몫이다.

작년에 잡은 훅이 올해도 통한다는 보장은 없다

단지 어떤 머티어리얼, 패턴, 채비가 장시간 캐스팅도 잘되고 확률이 높다 정도를 본인이 체득하거나  

잠시 공명심과 ego를 내려놓고 다른 이야기에 귀 기울인다면 그 또한 멋지지 않을까한다. 

피크닉 런치.. 커피맛에 감탄하던 그는 순수함이 살아있는 몇 안되는 요즘 몽골인 이었다.
입안이 이빨로 가득찬 타이멘이 만든 생채기 투성이의 쥐때기...비싼 비용을 지불하고 어렵사리 구한 머티어리얼로 만들었다... 죽음이다
잘 날라간다 물안에서 그 모양도 베이트피쉬처럼 볼륨을 유지한다 그리고 훅셑도 증명된 훅이다. 그러나 이번에 무용지물 이었다

대부분 타이멘은 비교적 깊거나 빠른 물속에 있는 경우가 많지만

예를 들어 이번처럼 타이멘의 입질이 뜸했던 경우

무릎보다 얕은 물에서 일광욕 하는지

내가 가까이 가니 그 육중한 몸빵으로 물보라를 일으키며 도망가는 모습을 보았다.

 

그것이다!!

상황에 따라 변신하는 그들의 움직임을 고민하면서

더 다양한 시도를 할때 기회는 배가 된다. 

몇번의 경험에 의지하거나 내가 좋아하는 낚시 방법만 찾아간다면 기회는 줄어든다.

그런데 나는 목격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고집스럽게 기존의 공략만 고수하였고  

익숙함에 굴복했으니 결과 또한 별로였다.

 

엔진의 방향타를 조정하면서

바닥을 유심히 보던 가이드가 두 마리의 타이멘을 눈으로 확인했다. 

2015년, 2017년 이 스팟에서 2마리씩 만났고 수회의 입질을 경험한 곳이라 내가 볼땐  이 스팟은 최소 6~8마리 이상은 된다고 확신한다

그래서 어제 오후도 이곳에서 두들겼건만 매정한 한번의 입질만으로 끝났다.

강 건너편을 향해 공들여 만든 쥐때기를 날렸다.

컨디션이 좋았는지 그것도 내가 생각한 거리보다 훨씬 멀리 말이다.

반응이 없었다.

 

그 즈음 강은 따가운 가을 햇살을 받아 산산히 부숴지고 있었다.

다시 라인을 던지고 큰원을 그리면서 플라이가 드랙이 걸리기 바로 전

욕망 가득한 타이멘의 강력하고 무지막지한 공격이 왔다.

고요함을 깨트리는 엄청난 굉음을 동반하면서

 

정확히 쥐때기를 공격한 

그 거친 물살을 견디며 터줏대감으로 사는 그 자체 만으로도

그 타이멘은 만만한 놈은 아니라고 생각하였다

아니나 다를까

 

드랙을 잠궜지만 라인을 죽죽 끌고 나가는 힘

몸으로 버팅기는 지구력은 나를 실망시키지 않았다.

거기다 빠른 유속의 물은 랜딩의 난이도를 높여주었다.

라인끝을 통해 느껴지는 팽팽한 긴장감

우리는 본능적으로 안다

상대방이 나에게 두려움을 느끼는지 아님 그 반대인지..

 

나는 물속의 생명체와 라인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서로를 탐색할 때 

두려움이 앞서는 그런 부정적인 생각은 하지 않으려 한다.

라인이 터지지 않을까, 훅이 빠지면 어떻 하지....

그런 미묘한 기운은 손끝을 통해 상대에게 전달이 된다고 믿는다.

그 순간 놓치게 된다...

 

경험상 가슴이 쿵쾅거릴때가 놓칠 확률이 더 높았다.

나의 불안감과 흥분이 타이멘에게 전달되는 그런 경우 말이다.

 

그렇지만 이번에는 이상하리만큼 냉정해져 있는 나의 모습을 발견했다.

몇번을 미끄러 지면서 엉덩방아를 찍었다.

솔직히 말하면 파이팅을 할 땐 여러 걱정이 스쳐가는 건 부정하지 못한다.

내가 매듭은 잘 견뎌주고 있는지, 뼈같은 입안에서 바늘은 잘 관통했는지, 티펫이 끊어지 진 않을까, 로드가 견딜까, 아님 런닝라인이 버텨줄까....

 

지금까지 경험을 통해 배운 한가지는

한번의 기회를 놓칠 때 그 상실감은 나를 나락으로 내동댕이친다.

그리고 여행이 끝나고 나면 일행들은 모른 체 한 나는 분명히 아는 부끄러운 나의 행동을 기억한다.

 

그래서 나는 나에게 맞는 철저한 준비를 한다

유명한 로드나 화려한 릴이면 좋겠지만 그보다 기본에 충실하려 한다.

 

다양한 플라이훅을 상황에 따라 교체하면서 

매듭을 몇번 확인하고

랜딩 했거나 시간이 좀 지난 티펫은 교환한다. 

지금까지의 경험으로 터득한 최적의 바늘을 사용하면서 중간중간 바늘의 상태를 점검한다.

 

덜 피곤할 땐 라인 드레싱 흉내도 낸다

로드는 친구인 송관식이 만들어 준 거니 걱정 안한다

런닝라인을  750gr 일체형에서 런닝부분,45파운드,만 잘라서 준비하니 걱정이없다.

미끄러운 바위투성이의 빠른 강이니 바닥을 단단히 그랩하도록 비교적 무게가 있는 펠트화를 선택했다.

그것도 2020년도에 미국에서 직구했다. 그런데 코로나가 그렇게 오래갈 줄이야.....

 

약 20여분 이상을 씨름하면서 두번 이나 미끄러지고 그 덕에 엉덩방아를 찍고 

남들에게 멋진 모습을 보여주고자는 헛된 욕망도 잊어버린

그 찰나의 순간들

물에 젖어 어른거리던 선글라스도 벗어 던지고

따가운 가을 햇살과의 씨름도 헉헉거리는데 한몫 거들었다.

 

지금도 생각 나는 건 매 순간 

"너무 힘들다"

거친 숨결만이 나의 의식을 지배하였다.

 

주위에서 뭐라고 떠드는데 전혀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이놈과 승부는 달래서 잘 끌어 내는 것이지

이놈과 힘 싸움을 해서 내가 이기려 하면 지는 경우가 종종 있으니

 

 

 

 

 

 

천신만고끝에 겨우 끌어냈는데 이놈은 그냥 물돼지였다

워낙 풍부한 베이트피쉬가 이런 어메이징한 피조물을 만들어 주었다

프랑스식 계측 꼬리 끝에서 주댕이까지 126cm 

정말 멋진 행운이 가득한 용왕님의 선물이었다.

배 봐라 배!! 에깅골 타이멘의 배이상 되는 멋진 체고..... 랜딩넷이 다른배에 있어 어쩔 수 없이 모래바닥으로 끌어내고 바로 물로 돌려보냈음

들고 사진을 찍는데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몸은 기진맥진하였고 몽롱한 느낌마저 들었다

지쳐서 팔도 후들거리고 육중한 그 무게를 감당하지 어려웠다.

지금 생각해보면

Wild mongolia패치가 붙어 있는 웨이딩 재킷도 걸치고 

선글라스로 카리스마를 위장하고 

무겁더라도 앞으로 내밀면서 사진을 찍을 수 있을텐데

 

그때 그 순간은 머리 속에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았다

멍한 상태의 지속....

 

내가 너를 운좋게 볼수 있었다는 감사함 외엔...

만족하였다!

그런데 사진을 보면 웃음이 자연스럽지 않다

궅이 이유를 댄다면  

너 한마리 볼려고 2019년 ,올해 힘든 여행을 같이했던

하드코어 YD가 먼저였다면 바램을 전해본다.  

체고가 얼마나 높은지 그 큰 타이멘의 대가리가 소두로 보인다

내가 다시 읽어보니

제목과 다르게 여물지 않은 낚시 생각만 떠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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